콘센트형 충전기의 사용성, 경제성 분석

주변을 보면 전기차를 구매 한 이후 충전기 설치에 애를 먹고 있는 사용자들이 여전히 많이 보인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 관련해서 가장 큰 쟁점은 충전기로 인하여 전용 주차공간이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대응 논리가 있겠지만 이미 ‘전기차 전용 충전 공간’ 이란 단어가 나오는 순간 프레임에 갇혀 버려서 전기차 충전기 설치 승인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용 충전기와 콘센트형 충전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콘센트형 충전기의 경우는 충전이 느리다는 이유로 인해 사용자들이 선택지에서 완전히 배제 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콘센트형 충전기에 대해서 흔히들 가지고 있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벽부형 완속 충전기에 비해 충전 속도가 느려서 불편하다.
  2. 기본료로 인해 벽부형 완속 충전기에 비해 비용이 비싸다.

두 가지 이야기 모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먼저 충전 속도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면 콘센트형 충전기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3kW로 충전이 된다. 개인용으로 사용을 하고 밤시간에 충전을 한다고 가정을 하면 보수적으로 잡아서 21:00~07:00 까지 하루에 10시간을 충전 할 수 있다. 저녁 9시에는 집에 와서 다음날 아침 7시에는 출근 한다는 가정이다. 이 시간동안 총 30kWh 로 충전을 할 수 있으며, OBC로 인한 손실을 20% 로 설정하더라도 24kWh를 충전 할 수 있는 용량이다. Bolt, Tesla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을 완충 할 수 있는 용량이다. 내가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충전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사용자가 추가로 더 써야 하는 시간은 없는 셈이다. Bolt, Tesla의 경우도 완전 방전 이후 충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레벨이 어느정도 유지 된 상태에서 충전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쓸 만 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하룻밤 사이에 24kWh 정도를 충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곱하면 120~150km 정도의 주행 거리를 밤사이에 확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용자의 충전 패턴은 정인성 박사님께서 블로그에 올리신 글 “쏘울 전기차 운행시의 일별 완속충전 필요량 통계분석 (#2) – 적절한 충전 용량은??” 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다만 1일 주행거리가 저 숫자를 넘어 가는 경우 (예를 들면, 매일 200km 이상 운행을 하며 연간 5만km 가량 주행거리가 되는 경우) 에는 휴대용 충전기로는 충분한 충전을 할 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 사용자 중에 저런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용에 대해서는 현재 한전에서 전력 기본요금을 면제 해 주고 있기 때문에 완속 충전기에 비해 콘센트형 충전기가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요금 면제가 끝난 시점을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 질 수 있다. 콘센트형 충전기의 경우는 3kW의 계약 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본료가 더 저렴하다. 대표적인 콘센트형 충전기 서비스 업체인 파워큐브를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보는 것 처럼 실제 사용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콘센트형과 벽부형의 차이가 거의 없다.

콘센트형 충전기 요금 비교.png

파워큐브의 경우는 충전기에 통신 기능이 있어 통신 요금이 발생 하지만,  다른 업체들이 개발중인 BLE 통신 충전기를 이용한다면 통신 기본 요금 마저 사라 질 수 있다. 클린일렉스, 지오라인 등에서 BLE 통신 충전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필요 이상의계약전력 (7kW)에 대해 기본 요금을 내는 것은 마치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100MB 밖에 쓰지 않는 라이트 유저가 1GB 요금제를 이용하면 비싸게 요금을 지불 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충전 속도/비용 외에도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장점

  • 기존 콘센트에 전기 공사를 하지 않으므로 설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현재는 정부에서 충전기 설치 보조금이 100% 나오지만 보조금이 줄어드는 경우 이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 아파트 주차장에 콘센트는 개수가 많으므로 전용 주차구역이 필요 없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들과 주차 공간을 공용으로 사용 할 수 있다.
  • (안전에 대한 검증을 마친 상황에서) 비용이 저렴한 220V 연장 케이블 등을 이용해 갓길 충전 등이 가능하다.
  • 전기차 외에도 전기 이륜차, 전동 휠체어 등에도 적용 할 수 있다.

단점

  • 기존 전기 공사한 시설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은 대용량의 전력을 가정하고 전기 공사가 되어 있지 않다. 태그의 개수는 여러 개가 있더라도 실제로 동시에 충전을 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충전기를 선택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본인의 판단이지만,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을 하지 않길 바란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현재처럼 보조금이 100% 나오는 상황이라면 벽부형 충전기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전 기본료가 부활한 후에도 동일한 금액으로 더 빠른 속도로 충전을 할 수 있으며 충전기를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주차 공간에 설치 한다면 거의 개인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다. 다만 콘센트형 충전기는 더 저렴한 비용(약 100만원) 으로 충전기를 설치하고 유지 할 수 있는데, 벽부형 충전기 설치를 위해 정부에서 큰 비용(약 400만원)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벽부형 대신 콘센트형을 설치하고 다른 곳에 활용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더 붐비는 충전기가 더 한가하다(?)

전기차 충전소의 충전 대기 관련해서 자료를 정리하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제주도청 충전기에 생각보다 대기가 많지 않다.

제주도청은 사용량이 엄청나게 많은데 대기가 많지 않다니 다소 의아하게 들렸다. 제주도에서 충전대기 때문에 고생했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충전 대기를 했나 싶었다.

전자신문 기사 [전기차 충전인프라 몰리는 곳만 몰린다…제주 10개 중 3곳은 하루 한번도 안써] 를 보더라도 제주도청의 경우는 충전기당 평균 이용시간이 가장 많은 충전기이다. 그 다음은 제주시청이다.

하지만 확률 문제로 바꿔 보니 쉽게 이해 할 수가 있었다. 제주도청은 5기, 제주시청은 2기의 급속 충전기가 설치 되어있다. 저 중 하나의 충전기라도 비어있다면 사용자는 즉시 충전을 할 수가 있다. 바꿔 말하면 ‘충전 대기 확률 = 모든 충전기가 충전 중일 확률’ 로 계산 할 수 있다.

제주 도청과 제주 시청이 경우는 충전기당 일 평균 이용시간이 약 8시간으로 개별 충전기의 기동율은 매우 비슷하다. 특정 시간에 충전기에 사용자가 몰리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화 시키면 개별 충전기가 약 33%의 확률로 운용 중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아라동 사무소의 경우는 일 평균 7.3시간으로 약 30% 의 확률로 운용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장소의 모든 충전기가 기동되고 있을 확율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 P(제주도청 충전대기) = 33% ^ 5 = 0.39%
  • P(제주시청 충전대기) = 33% ^ 2 = 10.89%
  • P(아라동사무소 충전대기) = 30%

개별 충전기의 기동률은 별 차이가 없는데 해당 충전소에서 충전 대기를 하게 될 확률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게 된다. 많은 사용자들이 이야기 하는 집중형 충전기의 필요성이다.

 

그럼 실제 충전 수요가 몰리는 것을 감안하여 그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데이터를 확인 해 보았다. 데이터 수집 기간은 2017-04-18 17:07:00 ~ 2017-05-04 14:59:00 이다. (오류로 인해 중간에 빠진 기간이 일부 있으나, 큰 차이는 없다). 제주 도청의 5기 충전기가 모두 사용되고 있는 기간은 총 918분이었다. 한편 제주시청에서 2기가 모두 사용되고 있는 시간은 4885분이었다. 두 개 사이에 약 5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이는 특정 시간에 충전 수요가 몰리는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전 대기 확률을 계산 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제주도청 충전 대기 = 0.06%
  • 제주시청 충전 대기 = 0.35%

예상보다 값이 너무나 작게 나오는 부분이 이상하긴 한데 중간에 누락된 데이터가 있거나, 홈페이지에 충전 정보가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것이 있지 않을까 의심된다.

다만 제주도청/제주시청 모두 절대적인 수요가 많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는 늘 충전 대기가 발생하는 듯 하다.

 

결론 : 같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집중설치하면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좋아집니다.